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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생각/조울증

아내가 조울증에 걸렸다 01

백쿠마86 2022. 3. 18. 19:29

어느날 아내가 이상한 소리를 했다.

2021년 11월 작년 추운 겨울 코로나로 아이와 하루종일 단둘이 집에 있던 아내는 며칠간 악세사리 페어 판매를 준비해야 한다며 밤 늦게 악세사리를 만들고, 새로이 타로카드 상담으로 상담료를 벌어보고 싶다고 열심히 타로 공부를 했었다.

타로카드 공부를 하면서 부인은 어렸을때 많이 하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반대하여서 그동안은 안했었다며 해도 새롭게 이런 도전을 해봐도 괜찮을지 나에게 물어봤다. 나는 해보고 싶다면 도전해 보는게 좋지 않겠냐고 응원을 해주었고 힘내보겠다며, 아내는 더욱 집중하여 열의를 불태웠다.

팬듈럼을 가지고 집중하면 소리가 들려.

아내에게 무슨소리가 들린다는 건지 물어보면, 고민을 생각해서 집중하면 거기에 맞는 해답을 천사들이 해준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크게 이상한 생각은 들지 않았다. 부인은 일본인이었고 일본에서는 신사에서 오마모리(부적)사오거나 파워스톤으로 만든 팔찌를 한다거나 영적이고 신앙적인 부분이 일상속에 자연스럽게 많이 노출되어 있는 문화였기 때문에 그런 컨셉인가보다 하고 넘어갔던 것 같다. 본격적으로 타로 상담에 임하는구나, 그런 컨셉을 잡았구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던 것 같다.

 

두살배기 아이는 아장아장 걸어다니기 시작하면서 자잘한 사고를 많이 치게되었고 더 손이 많이가게 됬다. 이전까지는 얌전했던게 거짓말처럼 물컵을 몇번이나 엎지르기도 하고 소파에서 장난치다가 떨어지기도하고 본인 맘에 안들면 목을 쭉 빼고 뒤통수부터 뒤로 넘어가려했다. 붙잡아도 결국 한두번은 바닥에 꽝하고 부딪히기도 했다.

 

악세사리 페어와 타로상담을 준비하기 시작한지 일주일쯤 아내는 점점 타로를 보거나 어떤 부분에 대해 생각할때 계시처럼 숫자가 보인다. 핸드폰 시계의 숫자가 444를 보였다 혹은 벽시계의 숫자가 777이었다 엔젤넘버를 검색해서 숫자가 뜻하는 계시를 알려주곤했다. (부인이 말한 엔젤넘버의 기원을 간략하게 거슬러가보면 언제 만들어졌는지 누가 만들었는지 모호하고 이집트 시대부터 내려오는 연금술과 수비학, 카발라와 여러 오컬트 문화가 타로카드 문화와 복잡하게 혼재되어 표면적인 일부분만의 정보들이 나온다. 아마 서양 오컬트 문화가 일본으로 넘어가서 또 한국으로 넘어오거나 역으로 넘어가게 되어 서로 영향을 미치기에 정확한 정보는 나오지 않고 뜬구름 잡는 소리만 나오는것 같았다.)

이 두가지가 조울증의 요인과 전조증상이었다는 것은 입원고 퇴원후 약간의 시일이 지나서였다.

조울증의 요인중 대두되는것은

  • 스트레스
  • 수면-각성리듬의 깨짐
  • 유전적요인
  • 호르몬변화(생리/출산)
  • 산후우울감
  • 일조량부족
  • 향수병

등이 있고 이때쯤의 아내는 위의 요인들 거의 대부분이 있었던것 같다. 어렸을때 트라우마가 트리거가 되는 경우도 있는데 특히 아내는 어렸을때 아버지가 고등학생때 어머니가 돌아가셔 양친이 없기때문에 더 취약한 구조였을수도 있다. 코로나로 인해 일본 입국이 2년정도 늘어지면서 향수병도 심해지는것 같았다. 물론 육아스트레스도 2~3배정도 강한 강도로 느꼈을거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내가 출근후에는 아이와 24시간 계속 붙어있어야하고 엄마로서 양육을 제대로 하고싶어하는 안내의 이상적 지향점이 매우 높았기에 지향점에 다다르지 못하는 스트레스가 이중으로 마음을 괴롭혔을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여러가지 요인들이 겹치면서 최종적으로는 수면시간의 부족으로 인한 호르몬 밸런스가 무너지게 되면서 조울증의 급성 조증 삽화가 촉발되었다고 생각한다.

다음글 -조증 에피소드와 입원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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